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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 왕은 백성을 버렸지만 백성은 나라를 버리지 않았다.
이 영화는 1636년 일어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실제 소재를 영화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있을법한 소재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생각한다. 실제로 활을 쏴본 적은 없으나 우리나라에서 사용한 활의 위력이 다른 나라에서 사용한 화상에 비해 파괴력은 떨어질 수 있으나 정확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활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몇 편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활을 가지고 액션을 잘 소화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다른 영화에서는 다소 억지스러운 장면들도 있었고 말이 안 된다 생각한 장면들도 간혹 있었지만 최종병기 활에서는 액션 장면이 사실적이면서 과하지 않아서 좋았던 거 같다.
영화의 주인공 남이는 어릴적 아버지가 반역죄로 누명을 쓰고 집안이 풍비박산이 된다. 그리고 동생과 함께 겨우 탈출한 남이는 개성의 아버지의 친구인 김무선의 집으로 찾아가 김무선의 도움으로 신분세탁을 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하지만 신분세탁으로 살아오고 있는 남이었기에 과거에 응시한다거나 출세를 할 수 있는 신분이 아니었다. 그래서 매일 활을 쏘고 사냥을 하며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남이에게도 활 솜씨만큼은 개성에서 따라갈 자가 없다.
그런 남이와 동생을 김무선의 부인은 항상 못마땅해 해왔다. 그도 그럴것이 남이와 동생의 신분이 밝혀지게 되면 김무선의 집안까지도 망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이 흘렀고 김무선의 아들 서 군은 남몰래 남이의 동생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개성에서는 남이의 동생 자인이 제일가는 미녀이고 그 자태 또한 남달랐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서 군은 자인과의 결혼을 남이에게 허락을 받고자 하지만 반역자의 자식들이었기에 거절한다. 하지만 자인도 서 군과의 결혼을 원했고 김부선 또한 허락하면서 서 군과 자인의 결혼은 성사된다.
영화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120분의 영화 시간중 80여분 정도가 활 액션을 선보이고 있다. 서 군과 자인이 결혼하면서 병자호란이 터지게 되는데 이때부터 화려한 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병자호란은 청나라가 침략을 해온 사건인데 청나라의 장군 쥬신 타는 순식간에 개성을 침략하고 수만 명의 포로를 이끌고 청나라로 돌아간다. 이때 김부선과 부인은 죽음을 맞이하고 자인과 서 군은 포로로 끌려가게 된다. 포로로 끌려가는 동생 자인을 구하기 위해 뒤를 쫓는 남이에게 청나라 군사들이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고 쥬신 타는 그를 잡기 위해 정예병들을 꾸리게 된다. 그렇게 쥬신 타 와 남이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사실 처음에 이영화가 과하지 않고 사실적이여서 다른 활을 소재로 한영화들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딱 한 부분 남이가 쥬신타의 정예병들을 따돌리기 위해 계곡 절벽에서 반대편 계곡으로 뛰는 장면은 다소 억지스럽고 과한 장면이었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이 정도 과함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외에 다른 활 액션들이 너무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활을 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활이 날아오는 설정이라든지 활이 떨어지고 추격해오는 인원들을 따돌리기 위해 아기살을 만들어 상대를 처치하는 장면 등은 정말 볼만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 남이와 쥬신타가 가운데 자인을 두고서 서로 활을 가지고 대치하는 장면은 긴장감이 최고조로 올라가는 장면이었다.
남이의 활과 쥬신타의 활
물론 여느 영화든 처음과 중반부에는 역경과 고난이 있어도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많은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바람일 것이다. 나도 그랬다. 병자호란이라는 우리나라의 암울한 시대을 배경으로 했기에 포로로 끌려가던 자인과 서군 등이 돌아오면서 그래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 예상했다. 여기까지는 예상한 데로 였으나 남이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잃어야 했다. 가슴에 활을 맞고 쥬신 타는 자인을 인질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가슴에 꽂혀있는 화살밖에는 동생을 구할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이 또한 가슴에 맞은 활을 뽑게 되면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동생을 구하기 위해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가슴에서 활을 뽑아 쥬신타를 처치한다. 그렇게 자인과 서 군은 포로에서 벗어나 조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영화는 끝이 난다.
남이가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훨씬더 큰 무엇인가를 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활 액션이 너무 맘에 들었던 나는 남이를 살리고 후속작을 만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최종병기 활은 지금 그대로여도 충분히 재미있고 추천할 만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