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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북
    그린북

     

    우아한 남자와 다혈질 남자의 서로를 이해해가는 여행기

     

    다들 인종차별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 것이다. 하지만 과거 흑인에 대한 차별은 겪어보지 않으면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영화는 이런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여느 영화처럼 인종차별에 폭력으로 저항하지 않는다. 주인공 돈 셜리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차별을 하는 사람들에게 저항한다. 어릴 적부터 피아노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던 그는 대통령 앞에서도 연주를 할 만큼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피아노를 치지 않을 때에는 그저 흑인일 뿐이다. 그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차별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대응하지 않고 교양 있고 우아하게 대응한다. 그게 셜리가 생각한 저항 방법이다. 나는 이러한 행동이 굉장히 멋있어 보였다. 아마도 셜리는 똑같은 인간이 되기 싫었던 거 같다.

    또 다른 주인공 토니는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다혈질로 산전수전 다 겪으며 술집에서 웨이터 겸 가드 일을 하며 가족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토니는 이탈리아계로 백인이긴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민자이기에 대접을 못 받기는 똑같다. 하지만 그런 토니도 흑인들을 차별하는 것은 똑같았다. 집으로 싱크대를 수리하러 온 흑인들에게 부인이 음료수를 대접하는데 그것을 본 토니는 나중에 흑인들이 먹은 컵을 쓰레기통에 버려 버린다. 

    토니는 일하고 있던 가게가 수리를 위해 몇달동안 일을 하지 못하게 되자 다른 일을 구하게 되는데 이때 가게 사장의 소개로 셜리 박사가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면접을 보게 된다. 하지만 흑인인 줄 모르고 찾아갔던 토니는 셜리가 흑인인걸 알고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대고 높은 급여를 제안하며 거절한다. 하지만 흑인 차별이 유독 심한 지역으로의 여행이었기에 셜리는 토니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를 고용하게 된다. 그리고 돈을 벌어야 했던 토니도 일을 수락한다. 

    그린북은 이런 두사람이 자동차를 타고 가장 차별이 심하다는 미국 남부지역을 여행하면서 순회공연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재미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영화를 보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몇개 있는데 그중 한 가지는 돈 셜리 박사가 피아노를 연주할 때는 그렇게 환호를 하고 좋아하던 사람들이 그가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자신과 같은 레스토랑에서 밥도 못 먹게 하고 화장실도 못쓰게 한다. 그런 이중적인 모습이 정말 이상하게 보였다. 그들은 무엇을 보고 환호했던 것일까 의문이 생겼다. 조금 전에는 셜리 박사를 소개하며 대단한 실력을 가진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했던 사람을 그렇게 대접하다니 웃기는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셜리 박사는 화를 내거나 하지 않고 침착하게 그 상황을 대처한다. 토니는 그런 셜리 박사의 모습을 보면서 연민을 느꼈던 것일까 조금씩 흑인에 대한 차별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차별을 당하는 셜리 박사의 모습에 자신이 먼저 화를 내기도한다. 생각해 보면 토니 또한 차별에서 자유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국은 흑인에 대한 차별도 심했다고 알고 있지만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도 대단했다고 알고 있다. 이탈리아계 이민자였던 토니 가족 또한 자리를 잡기까지는 고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래서 더 빨리 셜리를 이해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또 인상깊은 장면은 경찰이다. 자동차로 순회공연을 하던 셜리와 토니는 2번 경찰과 대면하는데 그중 첫 번째는 차에 흑인이 있는 것을 보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신분을 조회하려 하는데 이에 격분한 토니가 경찰과 소동을 벌이고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리고 셜리는 고위관직에 있는 사람에게 연락해 그 상황을 벗어나는데 이것은 차별에 대한 셜리의 방식이 아녔기에 토니에게 화를 낸다. 폭력은 어떻게든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경찰과 마주쳤을 때는 또다시 그런 상황이 될까 셜리와 토니는 긴장한다. 하지만 이경찰은 눈이 많이 오고 있는 도로에서 차바퀴에 바람이 빠진 것 같다면 도움을 준다. 같은 경찰이고 같은 백인이었지만 그들의 태도는 달랐다. 차별도 그럴 것이다. 모두가 흑인을 차별하거나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흑인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백인이나 흑인이나 같은 인간으로서 똑같다고 생각한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미국이 있고 예전보다 흑인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게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서로에 대해 깊게 이해한 두사람은 순회공연을 마치게 되고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그리고 셜리는 토니의 집으로 찾아가 토니의 가족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영화는 실제 인물들을 영화화했다고 하는데 제일 나중에는 두 사람의 실제 사진과 함께 죽기 전까지 우정을 이어 갔으며 비슷한 시기에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린북은 정말 잘만들어진 영화다. 보는 내내 각본이 잘 짜여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기억에 남을 만한 에피소드들도 너무나 많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 2가지만 이야기했다. 물론 사람들마다 인상 깊은 장면들은 다르기에 꼭 한 번은 이 영화를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셜리 박사의 피아노 연주 또한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이니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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