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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해
    광해

     

    역사기록에서 사라진 15일간의 시간을 재해석하다

    영화 광해는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만들어 진영 화이다. 왕의 행적을 기록하는 승정원은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다. 하지만 실제로 승정원일기에는 광해가 왕위에 오른 시절 15일간의 행적에 기록이 없다고 한다. 이를 영화적 픽션을 첨가하여 재해석한 영화이다. 

    광해는 왕의 자리에 있긴 하였으나 언제나 역모와 암살의 위험에 처해있어 날이 갈수록 예민해져만 간다. 그리고 불안해한다. 그런 왕을 보좌하는 도승지는 조금이나마 광해에게 마음 편한 시간을 주기 위해 광해와 닮은 이를 찾아 대역으로 쓸 생각을 한다. 대역을 왕처럼 보이게 하고 실제 광해는 다른 곳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위험한 자리에 대신 왕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 광해에게서 위험요소를 제거하고자 함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왕과 닮은 모습을 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데 기생집에서 왕의 흉내를 내며 광대짓을 하며 사는 하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도승지는 하선을 납치하는데 너무나도 광해와 닮은 모습에 광해 또한 놀라게 된다. 

    언뜻 생각해보면 그럴듯한 설정이긴 하다. 외국의 다른 영화에서도 이와 비슷한 소재를 한 영화를 본 거 같기도 하다. 평범한 평민이 하루아침에 왕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누구나 한 번은 꿈꿔 봄직한 소재를 다뤘기에 더욱 흥미를 유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처음 하선은 왕이 잠시 자리를 비우는 동안만 자리를 지키기만 하고 도승지에게 대가를 받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광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정신을 잃고 깨어나지 못하게 된다. 독에 중독된 것이었다. 이를 위험하게 여긴 도승지는 하선을 부르고 광해가 깨어날 때까지 왕의 노릇을 할 것을 명한다. 하지만 하선은 잠깐 왕이 자리를 비운 사이 앉아만 있던 역할에서 진짜 왕의 노릇을 하라는 명을 거절한다. 목숨이 날아갈 수도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승지는 하선에게 거절할 수 없는 돈을 제안하고 하선은 수락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하선의 험난한 왕 노릇이 펼쳐지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는 실수투성이의 왕의 역할을 하지만 갈수록 진짜 왕처럼 바뀌어 간다. 그리고 광해보다 더 좋은 정치를 펼치며 도승지도 인정하게 된다. 하지만 갑자기 변한 모습에 왕후나 간신들은 이를 이상하게 여기게 되고 하선의 모습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은 왕후로 자신의 오라버니를 죽이려 한 간신들로부터 하선이 지켜내고 자 신또 한 왕후 자리에 있게 한 하선에게 찾아가 잠자리를 청한다. 하지만 자신의 지아비 광해가 아닌 것을 알게되고 하선에게 당장 떠나라고 한다. 왕후도 하선이 위험에 처하게 될까 걱정을 한것이다. 하지만 진짜 큰일은 그다음이였다. 간신들이 광해가 광해가 아닌것을 알고 반역을 일으키기 위해 집결한 것이다. 그리고 왕을 찾아가 진짜 왕이 아니라며 잡으려 하는데 이때 과거 전장에서 상처를 입은 자국이 남아있다면 왕일 것이고 없다면 왕이 아닐 것이라는 간신의 말에 병사들은 왕의 옷을 걷어내는데 그 부위에 진짜 상처 자국이 있었다. 그렇다 바로 광해였던 것이다. 미리 음모 사실을 안 도승지가 독의 중독에서 깨어나 회복하고 있던 광해에게 이사실을 알리고 궁으로 모셔온 것이다. 그렇게 반역은 진압된다. 그리고 광해는 자신의 역할을 했던 천한 하선을 죽이라 명하는데 도승지는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리고 왕의 경호를 맡고 있던 도 부장 또한 그동안의 하선의 모습에 진짜 왕의 모습을 보고 끝까지 그를 경호하다 죽게 된다. 결국 하선은 목숨을 건지고 배를 타고 떠나게 되는데 이때 도승지가 나와 머리 숙여 인사를 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과거나 지금이나 왕은 민중과 가까워야 한다

    영화는 자칫 정치적인 내용으로 인해 흥미가 떨어질 수 있으나 중간중간 하선의 왕의 역할을 재미나게 풀어냈다. 화장실을 찾지 못하고 끙끙대고 있던 하선은 왕은 화장실을 가지 않고 매화틀이라고 하여 변기를 가지고 온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겨우 볼일을 보게 되는데 나도 이런 사실은 영화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근데 신하와 하녀들이 전부 있는 곳에서 볼일을 보다니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리고 왕에게 음식을 만드는 상궁과 시녀들은 왕이 남긴 어식만을 가지고 식사를 대신해야 했는데 왕실의 좋은 음식을 처음 먹어보는 하선은 그 음식들을 모조리 먹어버려 상궁과 시녀들은 쫄쫄 굶게 된다. 뒤늦게 이사실을 알게 된 하선은 그때부터 시녀들을 위해 음식을 많이 남겨주게 되고 시녀 중 사월이라는 인물을 알게 되면서 대동법이나 간신들을 축출하게 되는 좋은 정치를 펼치기도 한다. 

    영화를 보고서 느낀 거지만 대신들에게만 둘러싸여 세상을 보지 못하면 좋은 정치를 할 수 없는거 같다. 하선은 거리에서 생활하며 느끼고 시녀와 충신들의 말을 들어 좋은 정치를 할수 있었던 거 같다. 앞으로의 우리의 대표들도 이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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